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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실효성 있는 의료 개혁 공론장 되어야

    전문위원 김진수

    2025.05.01 09:39
    대선, 실효성 있는 의료 개혁 공론장 되어야

    21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공공의대', '의대 정원 재조정등 대선 후보들의 의대 정책도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지난해 2월 의대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현재까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각 후보의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국민들은 물론 의료계는 공공·지역·필수의료에 대한 의료 개혁이 정상적으로 진전될 수 있도록 정치권을 향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장기 갈등일차의료 기반 붕괴 위기그리고 공백 상태에 빠진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위기 의식이 맞물리면서 이번 대선이 의료 정상화에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특히 갈등의 한 축인 의료계는 이번 조기 대선이 갖는 시기적 의미를 주목하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의료 개혁이 합리적이고 순탄하게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기존의 정부 의료 개혁 방안

    정부의 의료 개혁은 '의료 개혁 4대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먼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통해 의사 수를 늘려 지역 및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난을 해소하고지역 의료 강화를 위해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쏠리는 의료 자원을 지역으로 분산시켜 지역에서도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아울러 필수의료 투자를 강화하여 기피 현상이 있는 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같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서 의사들이 이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그리고 의료 사고 안전망 강화로 환자들이 의료 사고에 대해 안심하고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사고 발생 시 보상이나 분쟁 조정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결국 정부의 기존 의료 개혁 방안은 의사 수 확대를 바탕으로 지역 간진료 과목 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고필수의료 분야를 살리면서 의료 시스템 전반의 지속 가능성과 질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의료 개혁 성공의 어려움

    그러나 정부는 의료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계의 반대에 부닥쳐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의대 정원 확대 문제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의 반발로 의정 간의 심각한 갈등 상황이 벌어졌다이런 갈등은 정책 추진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현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의료 개혁은 의료계국민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들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나 각자의 입장이 달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의사 수를 늘리고 지역 및 필수 의료를 강화하겠다는 큰 방향은 정했지만늘어난 의사들이 필수의료나 지방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 마련도 어렵다또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이미 형성된 구조와 관행으로 인해 바꾸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고 인구 고령화나 만성 질환 증가 같은 변화그리고 디지털 헬스 케어 같은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른 변화까지 더욱 복잡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이런 문제들로 인해 의료개혁은 정부와 의료계국민 모두가 공을 들여야 성공할 수 있다.

     

    양당의 의료 개혁 공약방향

    의료 개혁을 위해 국민의 힘 캠프에서는 기존의 정부안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는 "지금 여야 모두 의사 증원 문제를 책임지고 나서는 이가 없다조정도협의도해결도 없는 상황이 참 안타깝다"며 "이번 대선을 계기로 새 정부가 출범하면의협과 함께 즉시 논의에 들어가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공‧ 필수‧ 지역의료 강화라고 하는 문제와 국민과 함께하는 의료 개혁을 큰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의대를 설립해 공공∙ 필수∙ 지역 의료 인력을 양성하고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공공의료 시스템을 갖춘 공공병원을 확충해 가겠다며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고지방의료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공공의료 거점 기관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이어 응급∙ 분만∙ 외상치료 등 필수의료는 국가가 책임지겠다건강보험 재정 안정과 효율적 사용을 위해 건강보험제도를 개혁하고환자의 권리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했다이 후보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에 대해선 이해당사자들과 논의를 통해 의대 정원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겠다고 했다.

     

    대선 의료개혁공약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사항

    여러 후보들이 내놓은 의료 개혁 관련 공약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이거나 실효성이 떨어진다. 길지 않은 대선 기간이지만 이 과정에서 각 후보들은 의료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고, 의료계를 포함한 각계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사회적 논의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지금의 의료 갈등 상황을 해결하고 앞으로 개혁을 추진하려면정부의 일방적인 추진보다는 의료계시민사회전문가국민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서로의 입장을 조율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어떤 방식으로누구와어떤 논의를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다음은 지역·필수의료 강화의 실효성 있는 방안이다. 의사 수를 늘린다면 늘어난 의사들이 필요한 지역이나 필수의료 분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유인책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지역 공공병원 확충지역 의사 양성을 위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정당한 보상 체계 마련 등이 포함돼야 한다.

     

    그리고 의료 시스템 전반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성이 고려돼야 한다늘어나는 의료 인력이 제대로 교육 받고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의학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수련 환경을 정비하는 방안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또한 의료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의료 전달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등 시스템 전반에 대한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

     

    아울러 의료 사고 부담 완화와 환자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의료인들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동시에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안전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도 중요하게 포함되어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의료 개혁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문제를 넘어 국민 모두가 공정하고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나아가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신뢰하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대선후보들은 의료 개혁에 대한 깊은 고민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대선 공약에 담아 국민과 의료계를 안심시켜야 한다.

     

    (사진=연합뉴스)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 참가자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과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운영 등을 규탄하고 있다. 

    전문위원 김진수

    전 식약처 기획관리관, 전 식약처 대전, 대구, 광주, 부산지방청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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